제3장 반란_17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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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관리자

  • 2001-0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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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

입안이 얼얼하다. 찝찌름한 액체가 입안의 찢어진 상처에서 흘러나와 혀를 적시고 목구멍으로 넘어갔다. 얼굴은 멍투성이이고 온몸의 근육이 욱씬욱씬 쑤신다. 그를 여기까지 끌고 온 군인들이 전기봉과 발길질로 매타작을 한 결과다. 그들은 이것만으로는 부족한지 코앞에 레이저 건을 겨누고 있다. 여차하면 뜨거운 광선으로 몸에 구멍을 뚫을 기세다.
헬튼은 그들의 심정을 이해했다. 동료가 죽었으니 증오심이 복받칠 것이다. 비록 그들이 무자비하게 매질을 했지만, 그런 대로 참고 넘어갈 만했다.
그러나 눈앞의 이 녀석... 프롬 만큼은 결코 용납할 수가 없었다.
“헬튼! 어서 말 해! 내가 죽인 게 아니라고! 난 네가 강요하는 바람에 어쩔 수 없이 시체를 옮긴 것 뿐이야! 프리츠는 네가 죽였다고! 내 무죄를 자백하란 말이다!”
금속 의자에 전신을 결박당한 프롬은 원수를 앞에 둔 듯 마구 고함을 질러대었다. 그의 눈은 독사처럼 독기를 뿜었고, 입에선 저주가 끓어올라 거품으로 흘러나왔다.
헬튼은 신물이 나는 눈으로 프롬을 바라보았다. 처음 이 방에서 프롬과 마주치는 순간 갈등을 느꼈던 그였다. 모른 척 잡아떼기로 했던 자신의 결심이 비겁하게 느껴진 탓이었다. 만약 프롬이 모든 걸 포기한 듯한 태도만 취했더라도 헬튼은 양심에 걸려 자신의 죄를 인정했을 것이다.
‘이제 마음에 걸리는 바는 없다. 저 혼자 살려고 모든 죄를 내게 전가하다니. 이렇게 비겁하고 파렴치한 놈이라면...’
방안엔 헬튼과 프롬만이 있을 뿐이었다. 인간들은 아마도 카메라를 통해서 이 광경을 엿보고 있을 것이다.
헬튼은 군인들이 그를 구타하고 끌고 오면서 무심코 내뱉은 욕설을 기억했다. 그 욕설 중에는 프리츠에 대한 얘기가 섞여 있었다.
‘프롬이 프리츠의 살점을 뜯어먹고 있었다고 했지? 만약 인간들이 프리츠의 죽음에 얽힌 상황을 정확하게 파악하고 있다면, 굳이 프롬이 내 앞에서 저런 말을 지껄이도록 내버려두지는 않을 것이다. 증거를 들이대고 날 꼼짝도 못하게 만들었겠지. 난 카메라를 완전히 피했어. 그들은 명확한 증거도 없이 프롬의 자백에 근거하여 날 체포한 것이 분명하다.’
이제 헬튼이 취할 행동은 정해졌다. 억울함을 항변하면 되는 것이다. 그는 프롬을 지긋이 노려보면서, 차분하면서도 분노가 충분히 실린 음성으로 말했다.
“내가 왜 이런 꼴이 되어 있어야 하지? 그러고 나더러 살인이라니? 대체 넌 무슨 짓을 저지른 거야, 프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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