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장 반란_21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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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관리자

  • 2001-0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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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

“헬튼이 돌아왔다!”
우렁찬 환호성이 터져 나왔다. 수 백 명의 엘리시온들이 모여든 대강당의 입구로 헬튼이 들어서고 있었다.
군중들 속에서 크릴이 뛰쳐나와 헬튼을 얼싸안았다.
“우리가 이겼어! 우리가 이겼어!”
헬튼은 씁쓸히 웃었다.
“난 그저 입을 다물고 죄를 감추었을 뿐이야. 너희들 덕분에 살아난 거지.”
“그렇지 않아. 넌 우리들의 분노를 대변해 주었어. 그 누구도 할 수 없는 일이었지.”
주변의 동료들이 우르르 몰려들면서 한 마디씩 던졌다.
“헬튼! 정말 통쾌했어!”
“넌 인간들을 굴복시킨 거야!”
크릴과 동료들은 진심으로 헬튼을 축하해주었다. 그것이 헬튼의 마음을 더욱 무겁게 짓눌렀다.
돌연 강당의 한 구석이 웅성거리는가 싶더니 욕설이 튀어나왔다.
“넌 무엇 때문에 이곳에 나타난 거냐?”
“낯짝도 두껍구나! 동료를 팔아먹은 주제에!”
“비겁한 놈! 어서 꺼지지 못해?”
츠루가 강당으로 들어오지 못하고 입구 근처에서 서성거리고 있었다. 그는 헬튼과 함께 이곳까지 오기는 했으나, 동료들의 지탄이 두려워 들어오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나, 난...!”
츠루는 창백하게 질린 채 말을 더듬었다. 자책감과 두려움 때문에 변명을 하려 해도 제대로 말이 되어 입 밖으로 나오지 않았다. 불쌍하게도 그는 지구로 돌아갈 수 있으리라는 희망이 산산조각 났을 뿐만 아니라, 이젠 배신자로 낙인이 찍혀버렸다.
동료들 중 누군가가 매몰차게 힐난을 퍼부었다.
“우린 널 용서할 수 없어! 두 번 다시 그 낯짝을 보이지 말아라!”
츠루는 두려움에 휩싸여 전신을 떨었다.
“어, 어쩔 수가 없었어...”
동료들이 일제히 윽박질렀다.
“변명은 필요 없어!”
“배신자! 츠루, 넌 배신자다!”
츠루는 동료들의 따가운 눈총과 독설을 감당하지 못하고 손으로 얼굴을 감싸안았다. 이제 자신이 설자리는 없는 것이다.
이때 헬튼이 나서 동료들을 진정시켰다.
“모두들 진정해! 츠루에겐 츠루 나름대로의 사정이 있는 거다. 나 때문에 그를 강요했다면, 바로 그것이 잘못이야. 앞으로 츠루를 욕한다면, 그건 곧 나에 대한 욕으로 알겠다.”
헬튼은 츠루에게 다가가 손을 잡았다. 그는 부드러운 미소로 츠루의 마음을 어루만졌다. 츠루가 이렇게 된 것은 바로 자신이 사고를 저질렀기 때문이 아닌가? 남자라면 잘못의 근원을 명확하게 파악하고, 그것을 인정할 줄 알아야 하는 것이다.
“미안하다, 츠루. 나 때문에 네가 고생했어.”
이렇게 고마울 수가 없다. 츠루는 헬튼의 어깨를 얼싸안으면서 눈물을 주르륵 흘렸다.
“헬튼, 헬튼! 다시는 비겁한 행동을 하지 않겠어! 널 위해서라면 기꺼이 목숨을 걸겠어!”
잠시 주위가 술렁거렸다. 동료들은 곤혹스런 표정들이었다. 츠루를 비호하는 헬튼의 의중이 선뜻 마음에 와 닿지 않은 까닭이었다.
이때 크릴이 동료들을 둘러보며 말했다.
“헬튼이 용서했다. 츠루는 잘못을 반성했어. 그는 우리의 친구로 다시 돌아온 거야.”
동료들은 서로를 마주보며 웅성거렸다. 그러나 곧 무언중에 의견의 일치를 보았다. 그들은 일제히 소리쳤다.
“헬튼. 넌 우리의 영웅이야!”
“우린 츠루의 잘못을 잊겠다!”
“츠루! 헬튼의 은혜를 잊지 말아라!”
츠루는 눈물을 흘리면서 동료들에게 감사했다. 그들은 더 이상 츠루를 배신자로 몰아붙이지 않았다. 그들은 헬튼을 위해 진심으로 츠루를 용서한 것이다.
그러나 동료들의 열렬한 환호를 받고 있는 헬튼은 정작 마음이 납덩이처럼 무거웠다. 그는 기쁨에 들뜬 동료들을 둘러보면서 암울하게 중얼거렸다.
“하지만 달에 갇혀 내일을 기약할 수 없는 건 마찬가지다. 우리의 뜻과는 상관없이 버려진 이 억울한 상황은 전혀 변하지 않았어.”
그렇다! 우리들은 달에 버려진 것이다! 이 사실은 억제할 수 없는 분노로써, 그리고 인간들에 대한 증오와 불신으로써 헬튼을 불타오르게 만들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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