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장 격동하는 지구_3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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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관리자

  • 2000-05-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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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카나이마 1세의 실종 소식은 즉시 전 세계에 전파되었다. 세계는 발칵 뒤집혔다. 영국은 비상사태를 선포했고, 총리는 즉시 미국으로 날아갔다. 미국의 대통령은 대통령령을 발동하여 대규모 수색 작전을 지시했다. 버뮤다의 상공엔 정찰기와 헬기들이 정신 없이 바쁘게 오갔고, 미 해군 함정들이 해상을 가득 메웠으며, 미국의 모든 잠수함들이 수중을 누볐다.

그 시간. 버뮤다 삼각 해역의 해저.
물결의 흐름이 정지한 심해의 바닥 한 곳에 휘황찬란한 은빛을 방사하는 아치형의 금속 지붕이 살짝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그 금속은 지구 역사상 한번도 만들어진 적이 없는 종류의 것이었다.
그리고 그 아래에서 세 개의 생명체가 한 가지 문제로 논의 중이라는 사실은 지구상의 그 누구도 알 지 못할 것이다.
인간과는 별도의 진화 과정을 걸친 지적 존재. 크고 눈까풀이 없는 눈과 밋밋한 코. 펜으로 그린 듯 얄팍한 입술의 그들 세 명은 수수깡 같은 손으로 중앙을 가리켰다. 그곳엔 옥빛으로 신비스럽게 발광하는 테이블이 놓여 있었고, 그 위에 백발에 텁석부리의 노인이 반듯하게 누워 있었다.
“지구의 조사를 마치고 기지를 철수하려는 마당에 이런 일이 생기다니.”
“기지 아래 지점 맨틀 층의 마그마가 분출되는 바람에 표적물을 공간이동 시키는 메인 시스템에 이상이 생겼어. 시스템의 오작동으로 인해 끌려온 것이야. 이 자는 비행기에 타고 있던 자들 중 유일한 생존자지.”
“어떻게 한다? 인류를 비롯한 지구상의 모든 생명체에 대한 실험은 종결되었어.”
“실험적 가치가 없으니 그냥 폐기시켜 버리지.”
그들 중 이마에 둥글고 노릇한 반점이 있는 자가 결론을 내리자마자, 천장에서 은빛 튜브가 내려와 백발의 노인 위에 멈추었다. 튜브의 끝 부분은 휘황찬란한 금빛으로 뒤덮였다. 그 금빛이 서서히 영역을 넓히며 노인을 감싸려는 순간이다.
키가 가장 작은 자의 귀에 달린 안테나가 길쭉하게 늘어났다. 그의 녹색 눈동자가 곤혹스럽게 흔들렸다.
“지구인의 전파가 잡혔어. 이 인간은 보통 인물이 아니로군. 카나이마 1세. 얼마 전 지구상의 대륙과 해양에 활성유전자 GW103을 살포시킨 주동 인물이야.”
“큰 일을 저지른 친구로군. 진화는 수십 억 년 동안 축적된 우주의 힘이지. 지구인 보다 수 천 년이나 앞선 우리 기술로도 생명의 진화만큼은 통제할 수 없어. 그걸 성숙되지 못한 인간의 기술로 조작하겠다니.”
“앞으로 지구상엔 짧은 시간 안에 예측 못할 변화가 발생할 거야. 우주를 통틀어서도 목격하기 힘든 대변화겠지.”
“그걸 확인하지 못하고 떠나야 하는 것이 아쉽군.”
“우리의 우주 생명체 연구에 도움을 준 지구인에게 한 가지 선물을 주고 갈까?”
“그렇게 하지. 인간이 저지른 어리석은 행위로 인해 이 아름다운 행성이 쓰레기장으로 변하는 건 애석한 일이니까.”
“인간은 자신들이 저지른 과오를 쉽게 잊어버리는 악습이 있어. 깨우침을 주기로 하자. 앞으로는 결코 이런 어리석은 일을 되풀이하지 않도록 말이야.”
“그리고 이 인간에게 벌도 주기로 하지. 진화의 힘을 거스른 대가로 이 지구상에 어떤 변화가 발생하는지 몸소 체험하고 후회하도록.”
“그거 좋은 생각이군. GW103의 변이로 지구상에 새로운 생명체들이 탄생할 거야. 컴퓨터의 계산에 의하면 향후 백 년 동안 무수히 많은 돌연변이 종이 생겨나고, 그 다음 백 년 동안 종의 안정을 이룩할 거야. 즉, 인간은 앞으로 이 백 년 동안 새로운 개체들과 공생할 것인가, 말 것인가 하는 혼란을 겪게 된다는 뜻이지. 그걸 오랫동안 체험하면서 많은 것을 깨우칠 수 있을 거야.”
이마에 둥글고 노릇한 점이 있는 자가 결론을 지었다.
“그럼 앞으로 이 백 년을 살 수 있는 신체를 주면 충분하겠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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