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장 흔들리는 지구_18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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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관리자

  • 2001-05-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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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

“그게 사실이오?”
마침 식사 중이던 카나이마 1세는 아연실색하여 포크와 나이프를 떨구고 말았다. 아이헨도르프의 보고는 그만큼 충격적이었다.
총독들을 선동했다가 동료들을 배반하고 아이헨도르프에게 빌붙어 박쥐구실이나 하던 키튼 경의 죽음 따위야 슬퍼하거나 놀랄 만한 것이 못되었다. 문제는 키튼 경을 살해한 안드로이드의 제조 처였다.
“경비병들이 파괴한 안드로이드의 잔해를 수거해서 분석해본 결과, 그 부품들이 중국 지구에서 제조된 것임이 밝혀졌습니다.”
“시랑 같은 작자로군. 암살을 기도하다니...”
그 암살 대상이 키튼 경에게 국한되리라는 보장은 없었다. 마침내 왕푸친은 그 흉악한 이빨을 드러낸 것이다.
아이헨도르프는 냉정하게 깔린 목소리로 말했다.
“인공위성의 관측에 의하면... 왕푸친은 중국 지구의 폭동을 진압하기 위해 중무장한 전투 로봇을 출동시켰습니다. 폐하께서 엘리시온들을 제국의 시민으로 인정하셨음에도 불구하고 왕푸친은 폭동 진압이라는 명분 하에 엘리시온들을 학살하고 있습니다. 그는 폐하께서 제정하신 제국의 헌법을 무시하고 있는 것입니다.”
“왕푸친...”
분노에 수염이 부들부들 떨린다. 인간과 마찬가지로 엘리시온도 그의 백성이요, 자식이었다. 그 자식들이 왕푸친의 총칼에 피를 뿌리며 죽어가고 있었다.
“백성들이 죽어 가는 참상만큼은 막아야 하오. 당장... 당장 왕 총독에게 학살을 중지하라고 전문을 띄우시오!”
카나이마 1세는 확연히 드러날 만큼 격노하고 있었다. 그러나 아이헨도르프는 미동도 않고서 여전히 냉정한 어조로 말했다.
“왕푸친은 강력한 군대를 거느렸습니다. 그는 안드로이드를 비밀리에 보내어 키튼 경을 암살했고, 강력한 전투 로봇으로 군대를 편성했습니다. 황공하오나... 그는 폐하의 권고를 받아들이지 않을 것입니다.”
“왕푸친! 그가 감히 짐의 명령을...”
분노에 떨던 카나이마 1세는 문득 차갑게 번뜩이는 아이헨도르프의 눈빛에서 그 의중을 짐작하고 물었다.
“짐의 군대를 파견하란 말이오?”
“지금은 그것만이 해결책입니다.”
“전쟁, 전쟁이라...”
카나이마 1세는 갈등하지 않을 수 없었다. 왕푸친을 무력으로 제압하자면 막대한 희생이 따르기 마련. 왕푸친에 의해 동원될 군인들 또한 그의 백성들이었다.
‘학살당하는 백성들을 구하고자 백성들의 피를 부르는 전쟁을 치러야 한다니...’
고민은 거듭되었지만, 역시 쉽사리 결정할 수 없는 난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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